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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론을 좋아한 오너, 프리드먼의 제자, 인수왕 최종현, 선경그룹을 거대기업 SK로 만들다.
    인물 = 모델 2020. 12. 14. 10:14

    대한민국 재벌기업 역사에서 보기 드물게 2세 경영자가 아니라 1.5세 경영자로 알려진 최종현 SK 회장의 이야기다. 2세가 아니었기 때문에 본인에게 경영 승계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봤는지는 모르겠으나, 최종현 회장의 원래 꿈은 경제 관련 칼럼니스트가 되는 것이었다. 그만큼 경제에 대해서 박식하고 관심이 많았다.

    그가 경제에 대해서 박식한 이유가 있다. 그의 학력에서 알 수 있는 부분인데. 그는 서울대 농대를 거쳐서 위스콘신 주립대학교 화학과에서 공부하고(훗날 SK가 에너지 산업에서 돋보일 수 있는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시카고 대학교 경제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대한민국 기업가중 유일하게 세계적인 석학이자 작은 정부의 기수라고 불리는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제자로 알려져있다.

    당시에 시카고 대학교 경제학의 풍토는 자유지상주의 철학의 기반이 되는 시카고 학파의 바람이 불던 시절이라(지금은 행동경제학을 비롯한 다양한 정부개입주의 경제학도 골고루 수용했다), 최종현 회장은 지금도 대한민국 기업가중 자유시장경제 이론에 대해서 가장 해박하다고 알려진다.

    SK가 중견기업에서 대한민국 거대기업이 되는데엔 대한석유공사 민영화 사건이 큰 영향을 끼쳤다. 당시에 대한석유공사 인수전엔 삼성도 참여했던터라 상당히 힘겨운 인수전이 예상되었는데, SK는 결국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하게 되면서 비약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 물론, 최종현 회장이 대한석유공사 인수전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에 규모적으로 봤을 땐 삼성보다 훨씬 작았던 SK가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석유파동 때 최종현 회장이 눈부시게 활약했기 때문이다.


    석유파동 때 석유를 가지고 있던 중동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국가에게 석유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그중에 한국도 속해있었지만 석유를 수입할 때 사우디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쌓아놨던 최종현 회장의 인맥덕에 사우디로부터 석유를 공급받을 수 있었던 사건은 지금도 유명하다.

    SK 말고도 사우디에서 석유를 수입했던 회사들은 많았다. 그런데 최종현이 하루에 15만 배럴을 유통할 수 있었던데엔 최종현 특유의 인맥 관리와 네트워킹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최종현의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삼성과의 대한석유공사 인수전 때 비교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던 것이다.

    SK의 국영기업 인수전은 대한석유공사에서 끝나지 않는데. 대한석유공사 다음에 SK가 인수한 기업에는 ‘한국이동통신’이 있다. 한국이동통신은 훗날 우리에게 SK Telecom 이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기억된다. 당시에 전화는 말 그대로 통화의 수단이었는데, 최종현 회장은 그 이상의 비전을 봤다고 전해진다. 무선정보통신이 시대를 지배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던 최종현 회장의 인사이트는 SK의 성장이 우연이 아님을 시사한다.

     

    사실 SK의 기업사는 인수 또 인수로 축약이 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과 현대처럼 맨땅에서 굴지의 기업을 만들지는 못했으나, 공기업을 인수하고 이를 성장시키는데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기업을 인수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한데 최종현 회장이 무선 이동통신에 대해서 가지고 있었던 신념은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신념과 매우 흡사하다. 그의 탁월한 기업가적 판단력이 없었더라면 SK는 오늘날 이정도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최종현 회장은 자신이 배운 자유시장경제 이론을 실무에 적용한 유일한 경영가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가 회장으로 있었던 전경련이 친시장 교육에 열두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그는 오너이면서 경제학자이기도 했는데, IMF가 터지기 1년전부터 김영삼 대통령에게 외환위기가 올 수 있음을 계속해서 경고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최태원 회장의 말을 주의깊게 들었다면 그정도로 국가가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최종현 회장의 아들인 최태원 회장도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알려진 하이닉스를 인수하고 성장시키면서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조용하지만 거대한 기업. 기업 경영으로 시장주의를 실현한 경영가. 최종현은 SK를 그렇게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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