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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기준에서 근속할 수 있는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의 차이점
    삶 = 고통 2020. 7. 9. 14:22

    어느새 내가 이 회사를 다닌지도 1년이 되어간다. 이제 2주만 채우면 1년이다. 작년 7월1일 입사해서 힘든 일 놀라운 일 많았지만 결국 1년을 채웠다. 사실상 내가 '자발적으로' 1년을 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 공익근무요원 하면서 반 강제적으로 알바를 한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퇴사할래" 말 만 했지 내가 1년동안 이 회사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사가 내가 여태까지 다녔던 회사들과 비교했을 때 나은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전에 다녔던 직장들이 안 좋았다기 보다는 지금 다니는 회사가 그 회사보다 더 나았다고 평가하는게 내 얼굴에 먹칠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이전 직장들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1. 결국은 숫자다.

    회사의 비전이니 뭐니 거추장하게 "우리는 뭘 할 거에요" 라고 제시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비전과 꿈과 목표도 내가 먹고 살만해야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민주화가 산업화의 토대 위에서 건설되었고, 그리스의 철학이 경제적 번영 위에 세워졌듯 이상론은 탄탄한 현실속에서 꽃 핀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정도 먹고 살만할 정도의 숫자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함에 있다.

    열심히 했으면 연봉 좀 올려주고, 보너스도 좀 주고. 상품권 같은 선물도 좀 주고 말이다. 속물 같지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거린데 이상이니 꿈이니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나.

    지금 다니는 회사가 이전에 있었던 어떤 스타트업들 보다도 숫자로써 보답을 훨씬 압도적으로 더 잘해준다.

    애초에 배부른 돼지와 배고픈 소크라테스 중에 선택해야 한다는거 자체가 말이 안된다. 난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되겠다.

     

    2. 결국은 관찰이다.

    소속 직원이 평상시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들여다 볼 순 없지만, 그 사람의 평소 언행과 행동등을 파악하고 이에 맞게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난 회사에 다니는게 힘들 때 마다 직속 상사나 임워분들이 나를 불러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신게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3. 로열티는 결국 상호간에 작용된다.

    보통 많은 회사가 직원이 회사에 충성하길 바라지만, 회사가 먼저 직원에게 충성하기도 해야한다. 내가 퇴사하고 싶다고 임원분에게 말했을 때, 임원분이 내 앞에서 우리 회사 전체의 조직도를 펼치시고서는 "너는 가능성이 많은 친구다. 너가 블록체인에 관심이 떨어졌으면 우리 관계사가 하는 일 중에 너가 관심있어 하는 쪽으로 발령을 내주겠다." 라고 말씀하셨다.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회사 만큼이나 충성하고 싶은 회사는 없다.

     

    4. 결국은 디테일이다.

    추석이나 설날때 임원분의 이름으로 명절 선물이 본가에 배송되었을 때 사실 적잖이 놀랐다. 스타트업도 아니고 꽤 큰 규모의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임원의 이름으로 명절 선물을 보낸다는 것이 나에게는 참 감사하고 나름대로 감동이었다. 나 같은 사원 나부랭이까지 챙겨준다는 그 감정은 다시한번 '내가 여기서 일 한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고 생각하게 만든다.

    결론: 스타트업이라고 복지나 대우가 좋은 것도 아니고. 규모가 있는 회사라고 그렇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규모가 문제가 아니라 그냥 그 규모를 이루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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